이번에 소개할 향수는 니치향수이며 니치향수중에서도 거의 국민향수급으로 알려진 크리드 어벤투스이다.
비싼 가격만큼이나 향 역시도 고급스럽고, 우아하고, 젠틀하다.
다만 지금 이 리뷰를 보고 크리드 어벤투스를 구매하려는 여러분에게 한번쯤은 말리고 싶다.
향수는 소모품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향기는 가까이 가야만 향기가 난다.
큰돈을 썼다 한들 나만 아는 그런 아이템이 향수다.
탑노트 - 베르가못, 블랙 커런트, 파인애플, 적사과
미들노트 - 자스민, 자작나무, 패츌리, 장미
베이스노트 - 머스크, 오크모스, 앰버, 바닐라
탑노트
탑노트는 전체적으로 과일향이 난다. 베르가못은 감귤과의 과일이다. 탑노트는 전체적으로 시트릭항 향이다. 베르가못은 감귤류, 블랙커런트는 베리류, 파인애플과 적사과는 말 안해도 다들 아실거라 믿는다.
크리드를 좋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로 이 탑노트의 첫향에 끌리는것 같다. 괜히 10명중 8명이 좋아하는 시트러스류가 아니다.
탑노트를 구성하는 주 원료는 대부분 과일류인데 특이하게도 미들 노트에 있는 나무의 향이 탑노트부터 난다. 지분은 한 10중에 1~2정도? 매우 약하게 자작나무의 향이 시트릭한 향을 받쳐준다.
미들 노트
미들노트에서는 탑노트의 시트릭한 향이 약해진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진것이 아니다. 저울이 있다면 탑노트는 시트러스가 더 무게가 무거워 시트러스쪽으로 쏠렸다면, 미들노트에서는 저울이 수평을 맞춘 느낌이라고 해야될것 같다.
시트릭한 향이 약해지고 나무의 향이 좀 더 진해진다. 여기서 또 신기하게도 나무향과 꽃향기가 난다. 실제 장미꽃에서는 장미향이 뚜렷하게 나지 않는다.
풀냄새가 섞이기 때문이다. 합성이든 천연이든 장미향의 향료냄새를 맡아보면 분명히 익숙한 꽃향기이지만 조금더 진중하게 향을 맡아보면 특이한 냄새가 난다. 바로 단냄새.
꿀이나 설탕같은 단냄새는 아니지만 묘하게 꽃향기와 단냄새가 같이 난다. 미들 노트에서는 나무향 6~7, 꽃향기(이면서 단내) 4~3정도의 비율로 나무향에 꽃향기의 단내가 섞여 난다.
물론 시트릭한 향 역시 약해지긴 했지만 남아있다. 이 조화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첫향에서 끌렸던 사람들 대부분이 이 미들노트에서 나는 나무향과 꽃향기 그리고 남아있는 시트러스 향에 반해버린다.
베이스노트
베이스노트에서는 시트릭한 향이 거의 없다. 하지만 아주 없는것은 아니다. 오히려 탑노트의 시트릭한 향이 잔향이 되어 더욱더 매력적인 향을 만들어진다.
흔히 우리가 아는 향수의 잔향이라 함은 베이스 노트의 향이 잔향이 되어 향의 농도도 많이 약해지고 정말 가까이 붙어야만 나는 향을 잔향이라 하지만 이 크리드만의 비법인지는 몰라도 어벤투스는 베이스노트마저도 하나의 단계로 만들어놨다.
어쩌면, 시중의 향수가 대부분 오데토일렛인데 비해 이 크리드의 향수는 오데 퍼퓸이라 향의 지속력이 길기때문에 그런것일 수도 있다. 탑노트의 시트러스가 잔향이되어, 미들노트였던 나무와 꽃향기가 여전히 난다.
하지만 향이 분명 바뀌었다. 청량한 향이 난다. 시트릭한 잔향, 여전히 남아있는 나무냄새, 거기에 산중턱에 서있는 느낌인 청량함까지. 이 셋이 어우러져 스킨향같으면서도 싫지 않은 정말 남자의 향기를 만들어냈다.
총평
• 성별 : 남성
• 연령 : 20대 후반~40대
• 계절 : 사계절
느낌은 정장 또는 슬랙스를 입은 남성을 연상시키지만 청바지같은 캐쥬얼에도 안어울리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향을 제대로 표현하고자 한다면 정장까진 아니더라도 슬랙스와 로퍼가 가장 완벽한 코디가 될것이다.
옷만 봐서는 댄디한 남성이지만 가까이서 나는 향기는 주변사람을 이끌어 가고, 추진력이 있는 그런 남성이 연상된다.
정말로 단어 그대로 나폴레옹이 딱 어울린다. 진취적이고, 도전적이면서 주변사람에게 신뢰를 얻는 그런 남자. 따라서 이 향을 표현하고자 한다면 20대 초반에게 추천하고싶지는 않다.
이전의 케네스콜과 똑같이 남성스러움을 강조한 향이지만 케네스콜이 자유분방한 남성스러움이라면 어벤투스는 어떠한 조직내에서, 또는 사무적인 남성스러움이다.
어벤투스를 맡았을때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배우 <정우성>이다. 흔히 남자는 나이를 먹어갈수록 멋있어진다.
라는 말이 있는데 이 멋있어진다는 말이 외모가 잘생겨진다는것이 아닌, 중후함을 말하는것이다.
히트때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젊은 시절의 정우성도 이 향수보다는 아티산이 어울린다.
하지만 지금 중년의 정우성이야말로 이 향이 완벽한 정우성의 향이다.
결론
전체적인 향이 가벼운 시트릭하면서도 진중한 느낌이 난다. 어벤투스는 말이나 글자로 표현하기 어려운 향을 낸다. 때로는 가볍고 활기차기도, 때로는 진중한 느낌으로 묵직한.
과일류의 향이 상대방에게 호감을 만들고, 나무와 꽃향기가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듯한 느낌이다. 마지막 베이스노트에서 상대방에게 내 이미지를 완벽하게 좋은 쪽으로 주는듯한 향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가볍고 활기차다고 해서 사회초년생, 대학생이 이 향을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자신이 주로 슬랙스를 즐겨 입고, 너무 앳된 외모가 아니라면 그리고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다면 조심스럽게 추천을 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리뷰를 보는 20대 초반~중반의 남성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다.
자신의 거주하는 지역에 크리드 매장이 없어서 시향을 못해본다면 그냥 서울까지 오는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이 향수로 한번 실패해본 나로써는, 그로인해 금전적인 문제도 있었던 만큼, 그리고 이 향수 만큼은 시향을 무조건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괜히 샀다가 안맞아서 안쓰는것보다 교통비가 훨씬 돈이 덜 들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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